Halo. Nama saya Jin. Saya orang Korea.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진 입니다. 저는 한국사람입니다.



인도네시아에 가서 제일 처음으로 배우게 된 인니어이다.
영어에 대한 기본적인 문법들을 숙지하고 있고, 단어만 알고 있다면, 금방 배울수 있는 언어가 인니어라고 하지만, 10년 넘게 배운 영어도 잘 못하는 내가 또 다른 언어를 쓰는 곳을 간다는건, 정말 큰 모험이었다.


첫 날,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IT 기본수준을 알아보려고 약간의 설문조사를 했었다.
마지막 질문으로 '한국에 대해 궁금한 점'을 적어달라고 했었는데, 단순하게 K-POP이나 한류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었지만, 우릴 당황하게 했던 가장 인상깊었던 질문은,

'한국 연예인들의 자살률이 높은편인데, 왜그런가요?'

라는 것이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해주기엔 생각보다 복잡한 내용이기도 해서 난감했던 내용이었다.
예상외로 인도네시아 학생들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단면인 것 같다.



학교 방문한 첫 날, 인도네시아학생들이 우리에게 인도네시아의 신화, 의복, 음식, 전통 춤에 대해 설명해 주어서,
우리 팀도 반크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한국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했다.
자세한 내용은 문화수업에서 다시 한번 다루기로 하고, 한국의 위치와 수도, 사계절에 대한 간단한 소개만 했었는데,
한국의 위치를 설명할 때, '일본과 중국 사이에 위치해 있다' 라고 말하는 것이 새삼스레 이상하게 느껴졌다. 왜 굳이 이렇게 설명해 주어야 하나... 우리나라가 아직 많이 모자라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평소에 애국심이 불타오르는 타입은 아니었는데, 막상 외국에 나가보니 애국자가 된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적어도 우리가 있었던 이 Cicurug의 학생들은 한국이 어떤 나라인가에 대해 좋은 생각만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식 IT와 문화, 언어수업은 모두 오후에 이루어졌지만, 오전엔 학생들과 대학진학을 위한 상담이라는 거창한 이름 아래서 그냥 같이 수다를 떨며 놀았다.


학생들이 하나같이 머리에 천을 쓰고있는게 신기하다고 말했더니, 그 다음날 나에게 Jilbab을 선물로 주었다.
받기 미안해서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한국가서도 이걸 보고 자기들을 기억해달라는 말에 가슴이 찡해졌다.
처음 써보는거라 제대로 잘 못썼지만, 애들이 예쁘다고 칭찬해주었다. 'onni, cantik~'
안쓰던 걸 머리에 쓰니 답답하기도 하고, 안그래도 큰 얼굴 더 커보여서 숄처럼 덮어쓰고 다녔다.
이번엔 선생님들까지 예쁘다고 칭찬해줘서 기고만장해졌다.
여기선 내가 뭐만해도 이쁘다고해서, 공주병걸릴것 같았다. 그러나 한국에 오니 현실은 시궁창.


인도네시아 여자들은 하얀피부에 대한 동경이 있다고 한다.
피부색깔이 미의 기준이 될줄이야..... 여기서 내 뼈를 묻어야하나 라는 생각도 잠깐 했다. 히히히
그런데 내가 볼 때는 얼굴도 작고 눈도 크고, 심지어 몸매도 좋은 이곳 여자들이 훨씬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인도네시아 여자들은 코만 보면 된다 라는 말도 있듯이 하나같이 눈이 크고 속눈썹은 어찌나 긴지.... 부러웠다.
중요한건, 서로가 서로를 부러워했다는 것...... 이런게 문화의 차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도네시아는 적도부근에 위치해있는 나라여서 많이 더운 편이었다. 그래서 매일매일 부채를 들고다녔다.
 


부채로 장난을 치고 있으면, 항상 'Kipas' 라는 말이 들려왔는데, 알고보니 인도네시아 말로 부채가 'kipas'였다.
여기선 부채를 'sate'라는 꼬치를 만들때 불을 지피기 위해서 쓰는데, 우리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서 쓴다고 하니까 신기해했다.


그래서 반크 자료와 같이 온 부채를 선물로 주었는데, 색깔이 이쁘다고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문화꿈날개를 신청했어야 했나... 라는 생각도 했었다.
우리가 쓰던 것도 선물로 주고 싶었지만, 질이 좋지 않아서, 결국엔 갈기갈기 찢어져버려서 주는게 민폐여서 포기.


어느 날 교실 뒤편에 붙어있는 우리나라 지도를 보고있었는데, 몇몇 애들이 다가와서 언니 집은 어디에 있냐 라고 물어보길래 위치를 알려주며 여기가 내가 살고있는 도시라고 말해줬었다. 다음날에 교실에서 쉬고 있었는데, 전 날 그 애들이 오더니 뭔가 빽빽히 적어온 수첩을 보며 나에게 명동이나 부산 등 우리나라 지명을 물어봤다. 열심히 설명해주다가 북한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설명해 주려고 했었는데... 그 때가 이과라고 국사를 대충대충 공부했던 내가 후회되는 순간이었다. 왜 남북한이 갈라져있냐, 왜 북한에 가지 못하냐 라고 물어보는데 말문이 막혔다. 내가 우리나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누구에게 뭘 알려주려고 했던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에 이런 기회가 다시 생긴다면 좀 더 공부를 해서 제대로 알려줘야 겠다.


살면서 관심 가진 적도 없고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나에겐 너무나 먼 나라였던 인도네시아.....
막상 가서 살다보니 사용하는 언어가 약간 다를 뿐이지, 생각처럼 그렇게 먼 나라는 아니었던 인도네시아.....
3주간 봉사활동을 하러 갔는데, 오히려 봉사를 받고 온 기분이 들 정도로 한여름밤의 꿈만 같았던 날들이었다.
좋은 경험을 하게해 준 Indonesia, 감사합니다. Terima kasih :)


Posted by Hey,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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